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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서툴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천천히, 천천히 책상을 고쳐나갔다.
책상을 다 고친 아이는 뿌듯해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자, 멀쩡한 책상들이 아이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그 뿌듯함을 다시 느끼기 위해 평평한 책상들을 한쪽으로 기울게 고쳤나갔다.
아이의 뿌듯함은 배가 되었다.
다시 주위를 둘러보자, 다른 아이들도 망치를 들고 책상을 고치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에 아이는 기뻐했다.
시간이 지나 더 이상 고칠 책상이 없게 되자, 그들은 다른 것들에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화장대, 그 다음에는 TV, 하나씩 하나씩 부셔나갔다.
함께 모여서 고쳐나가니, 그들이 느낀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후, 그들은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가서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고치고 싶어했다. 선생님, 다른 아이들..
그러다 교과서를 보고, 망치로 고칠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곧바로 손으로 교과서를 찢기 시작했다. 문학, 역사, 심지어 과학 교과서까지.
어쩌면 처음부터 망치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른다.
주변을 모두 고쳐나가는 일은 고된 작업이었지만, 성취감이 있었기에 멈추지 않았다.
다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정말 더 고칠 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거울. 거울 속 아이의 머리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이는 왜 이걸 일찍이 발견하지 못했는지 자책하며 거울도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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