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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비가 쏟아지는 날 피어난 꽃을 보았다. 하얀 꽃잎은 빗물에 부딪쳐 떨어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짓이겨져 형체가 없어졌다. 그 꽃 피우기 위해 뜨거운 볕 아래 묵묵히, 쓰라린 칼바람 버티며 또 묵묵히 있던 그대 생각하며 우산 아래에서 말 없이 있었다.
하지만 너야. 이렇게 곁에 서있는 나에게는 특별히도 너의 아름다움이 보인단다. 그 아름다움이란 한 꽃이 내뿜는 싱그러운 향기가 아니라 그걸 위해 네가 간직했던 간절한 소망과 네가 쏟아부었던 정열과 정성이며 오히려 눈물과 땀의 눅눅함이야. 우리 같이 울자. 빗 속에서 눈물 흘리더라도 나는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 네가 씹어 삼킨 외로움과 괴로움 내 눈엔 다 보이니까 나한테 마음을 기대렴. 나도 네가 아픈만큼 아프고, 너만큼이나 파괴되어버린 지난 꿈이 그립단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또 발버둥쳐보자. 발버둥치고 또 발버둥쳐서 감각이 무뎌지고 근육이 마비될때까지 어디 한 번 해보자. 그리고 또 파괴될지언정 스스로의 고통에 매몰되지는 말자. 우리가 꽃을 피우는 때가 온다면, 그토록 매몰찼던 세상을 마침내 용서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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