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맛집게에 글을 올리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개인적으로 학교 주변에 엔트리급 오마카세로는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공덕역에 위치한 '오타루' 라는 업장입니다.
엔트리급중에서도 자신있게
추천하는 이유는 그...그나마... 오마카세지만 부담이 덜
되는 가격 (디너 4만원)에
오마카세 업장들 대부분이
일반 소주는 팔지 않는데에 비해 여기는 참이슬 처음처럼같은 일반 소주도 팔아서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 오마카세 + 술한잔을 할 수 있다는점
그리고 4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넷타 상태나 코스 구성 샤리 간이 나쁘지 않다는 점 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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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서울 마포구 만리재옛길 32 1층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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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 중심가 골목에서
다소 떨어져 있긴 하지만,
날씨만 선선하다면 학교에서
걸어가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는 거리 입니다.
근데 요즘은 덥잖아요... 그냥 버스타고 공덕역 내려서 걸어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요즘날씨에 저기까지 걸어가려면
육수 빠져요....
공덕 오타루의 메뉴 구성은
아래의 사진과 같습니다.

사실 맨날 갈때마다 스시
오마카세만 먹어서, 디너 사시미 코스는 어떻게 나오는지 저도 모르는게 함정....

디너 스시 코스 기준
맨 처음 나오는 차완무시. 안에 새우가 들어있습니다.
차완무시는 뭐 무난무난합니다. 근처에 있는 업장 중 차완무시 퍼포먼스가 제일 압도적이었던건
공덕 스시소라 인데, 그정도로 차완무시 맛을 끌어올리는 업장이 드물 뿐, 여기는 그냥
무난한 차완무시.

그리고 나오는 츠마미.
사실 4만원 가격 생각했을때 츠마미 구성에는 큰 기대를 안 한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도 그만큼 니기리에
훨씬 힘을 준 업장이고 쉐프님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까 뒷주방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츠마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곳이긴 합니다.
광어, 중뱃살, 방어 였는데 그냥 무난무난했습니다.
참치만큼은 괜찮은걸 받아서
쓰시는것 같던데, 완전 초 하이엔드급 참치를 기대하고 가시면 안됩니당.

바로 니기리가 들어가는데
역시 뭐 시로미 중에서도 첫점은 어딜가나 대부분 광어죠.
숙성 자체가 잘 되어
있어서 도톰하게 썰어 올린 광어임에도 전혀 거슬리지 않고 그 담백함과
샤리의 간이 딱 알맞아서
기분좋게 그리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니기리 첫 점입니다.

두 번째 니기리는 의외로
중뱃살. 4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급의 참치를 쓰긴 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스페인산이었는데
그냥저냥 무난했음. 샤리도 적당히 쨍~ 해서 그냥 입에서
사라집니다.
여기 제가 주변 동생들
데리고 오마카세 입문 시키러 종종 갔을때마다
판초밥만 먹던 친구들은
여기서 일단 세미 케이오 당함.

그 다음은 도톰하게 썰어낸
방어.
12키로를 훌쩍 넘는 스시 사찌의 방어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훌륭한 한 점이었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아카미. 사실, 초A급 참치 + 손질 기가 막히게 된 아카미 인 경우 정말로 입에 넣는 순간
산미가 확 퍼지는게 느껴지는데
여기는 아무래도 가격이 있다보니 그 정도 까지의 감동을 선사해주지는 못합니다...
쿠마 김민성 셰프님이
말씀하신데로, 날생선으로 하는 요리는 일단 재료가 90% 먹고
들어가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만원의 가격을 생각했을때는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아카미.

살짝 아부리한 연어. 사실 오마카세 집 중에서 연어? 내주는곳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되죠.
싼 초밥집의 대표 메뉴라는
인식이 있는 연어고 사실 제가 코부지메 (다시마절임) 어지간히
잘 된 연어가 아니면
사실 그렇게 맛있게 먹지
않는 네타 중 하나인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코부지메도 잘 되있고 2%
부족한 맛을
살짝 아부리하면서 기름기를
쫙 끌어올려서 채워줍니다.
코부지메가 아니라 곤부지메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스시의 신 스기타 옹께서 코부지메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이 그렇다면 그런
것입니다.

찜전복인데, 특이하게 제가 간 날은 전복내장소스가 아니라 대게 내장 소스랑 조합해서 내어 주심.
소스의 간은 정말 잘
잡았는데, 매번 여기 올때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전복술찜이 살짝 단단한 느낌입니다.
오마카세급이 아니라, 제대로 요리하는 합정 아소토 같은 곳만 가더라도 진짜 이빨이 아니라 혀로 밀어서도 뚫릴 것 같은
야들야들한 식감의 전복술찜을
맛볼 수 있는데 여기는 항상 갈때마다 전복 식감이 조금만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거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은 아까 참치 중뱃살에
이어서 여기서도 다운 당하게 되긴 합니다.

이건...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절대 실패할래야 실패할 수가 없는 ㅋㅋㅋㅋㅋ
단새우 + 우니 조합입니다. 이건 그냥 뭐 말이 필요없죠. 빨리 입에 집어넣고 맛을 음미하는것 말고는
이 조합에 저항할 방법은
없습니다. 보통 오마카세 가격과 우니 퀄리티는 무조건 비례하게 되있는데
여기는 가격에 비해 우니는
괜찮은거 쓰더라구요. 단새우를 내려놓고 보더라도, 우니에서
쓴맛은
하나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조합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ㄹㅇ 노벨 평화상 정도 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1인 입니다....
진짜 단새우 + 우니 조합은 이거 맛없게 만드는 업장이 있으면 그것도 실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샤리가 개노답이거나 아마에비나
우니 품질이 조져지지 않는 이상 실패할 수 없는 그냥 내주면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파블로프의 개 마냥 일단 입에 넣고 보는 메뉴죠 후.....

그리고 이어지는 2연타. 이곳의 확실한 시그니쳐 메뉴인 가리비 관자 + 대게내장.
대부분 이거 먹을때 쯤이면, 처음 오마카세 입문하는 친구들은 여기서 그로기 상태에 빠집니다.
달달하고 고소한 육즙
폭발하는 관자 위에 크리미한 감칠맛의 끝판왕인 카니미소... 이건 못 참죠....
여기는 오마카세 재료가
그때그때 바뀌긴 하지만 이거 만큼은 시그니쳐로 꾸준히 밀고있는 메뉴라
항상 기대하고 갑니다
ㅋㅋㅋㅋㅋ

그 다음은 시메사바 (초절임고등어). 비린맛 이런거 하나도 안 나게 손질은 정말 잘 했습니다.
기름이 좔좔좔 흐르는 A급 생고등어는 아니지만, 날 맛은 다 나는 무난한 피스.

그 다음은 아부리한 청어.
뼈 거슬리는거 1도 없고. 살짝 아부리해서 청어가 갖고있는 기름기를 쏵 끌어올린
고등어로 시작되는 등푸른생선 2연타의 화룡정점.
개인적으로는 이천 호타루나
스시이토 등에서 억소리날만큼 맛있는 생 청어를 먹어봐서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손질 잘 한건 두말할것도 없고 이렇게 아부리한 청어는 처음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코스의 마지막을
알리는 아나고.
쯔메소스 없이 부들야들하게
폭 익혀서 나오는 아나고인데
입에 넣고 혀로 밀어올리는
순간 밥알과 같이 입안에서 흩어져버립니다.
여기까지 먹으면서 느낀점은
기본기는 확실하게 잡고 있는 업장이고,
항상 주변 지인들한테
오마카세 입문 여기서 해 보라고 추천해 줄 정도로
4만원이라는 코스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곳이며
저같은 술꾼에게는 사케나
화요 등이 아닌 일반 소주를 팔아서 나름 저렴(?) 하게
저녁 + 술 하러 오기에 금상첨화인 업장인 공덕 오타루 입니다.
예약도 그렇게 빡세지
않아서 요즘에도 거의 하루 전에만 디너 예약 걸어도 가능한 곳이라
더더욱 부담없이 땡길때
방문해서 먹고 올 수 있는 곳이라 과감히 서담에도 추천해봅니다.
사실 저 아나고 다음에
우동이랑 디저트 아이스크림이 나오긴 하는데
우동은 그냥 가쓰오로
국물 잘 낸 무난한 우동
아이스크림은 그냥 머
무난한 아이스크림이라 딱히 사진 찍을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찍긴 했습니다 ㅋㅋ.
정말 오랫만에 맛집게에
투척하는 리뷰였습니다만, 모쪼록 즐거운 식도락의 삶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판스시도 그냥 판에 바로 나오는게 아니라 4-5점씩 접시에 나눠서 주세요
디져트까지 깔끔하게 나와서 참 괜찮았던 곳입니다!
오마카세 입문자에겐 진짜 저렴하게 먹어볼만한 곳인거 같더라구요
글쓴이분이 보시기에 쿠마는 어떤가요?
나중에 부모님 생신 때 모시고 가려하는데 의견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먹으러 가기로 했는뎈ㅋㅋㅋㅋ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가보겠습니다.
혼자 가서 먹는 사람도 많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