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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장님한테 심하게 깨지고
후배직원에게 하고 싶지 않은 쓴소리를
해야했던 날이었는데 이런날이면
마음이 조금 공허해지더라구
이럴땐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네이버 지도에서
학교를 찍고 옛날 로드뷰를 보곤해 ㅎㅎ
지금 후문 마포자이 자린데 10년도에는 고개길이 있었다
가운데에는 순대국집이 있었는데 건더기를 많이 주셔서
동기 형들이랑 갔었지 ㅎㅎ
입학식날 좋은학교 갔다고 기뻐하시던 엄마랑 같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대운동장은 당시에 흙바닥이었어. 운동회 축구 예선을
나갔는데 골키퍼였던 내가 너무 못해서 우리섹션이
1차 탈락했었지ㅠㅠ


당시에는 선배들에게 식사를 사달라고 하는 '리저브'
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소심했던 나는 선배들에게
''밥 사주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었어ㅠㅠ
한 달 정도 동기들이랑 먹거나 혼밥을 했는데, 섹션장 하던
누나가 그런 나를 보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리저브를
잡아주셔서 정문 청석골에서 제육쌈밥을 사주시고
지금 우정관 자리에 있는 학생회관 '메이'에서 커피
까지 사주셨지.
K관 수업에 들어가는 나를 배웅해주며 건네주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말이 참 따뜻했던 기억이 나네..
그 누나도 21살 어린나이였는데 참 어른스러웠던거 같아

시험 기간엔 대학생 코스프레 하는 느낌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한 뒤 남문 자취촌 친구 자취방에
하루정도 신세지는 일도 많았다
지금보면 참 민폐였는데 착했던 친구는 아침에
된장국까지 끓여주더라고 두부까지 넣어서 말야 ㅎㅎ
요 몇년간 그 착한 친구가 장수생활로 웃음을 잃어가는게
마음이 쓰여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같이 저녁하고
그랬는데 결국은 시험에 붙더라. 좋은 사람은 언젠가
빛 본다는게 맞는것 같아

당시 정문 커브는 조모임의 성지였는데 여기에서
읽기와 쓰기 조모임을 하다가 같은 조 다른과 여학생에게
반했었어
조모임을 하면서 차차 친해지다가 학기가 끝나면
개인적으로 대쉬해야지...라는 지금보면 찐따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기말시험을 볼 즈음 그 친구가 수업에서
만난 다른과 형과 사귀더라고 ㅎㅎ 참 바보 같았지ㅠ

그런 후회되는 일이나 심적으로 힘든일이 있으면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다녔던것 같아
다산관 옥상이나 이 사진의 다산관 뒷 편같은..
아니면 다산관 애매한층의 화장실 변기에 앉아
''난 왜 이럴까ㅠ'' 계속 생각했었지ㅠ

그런 날들을 보내다 군대에 다녀온 뒤로는 취업의 압박
이 다가와서, 1학년 때 흑역사를 찍으며 꼬라박았던 학점을
다시 메꾸느라 거의 혼자 다녔던것 같아
그렇게 취업만 바라보는데 몇 시즌간 자꾸 미끄러져서ㅠ
자존감이 바닥을 기던 차에, 이냐시오 학생생활상담소를
알게되어 심리상담을 받았어.
따뜻하게 내가 하는 말을 들어주시고, 응원을 건네주셨던
선생님 덕분에 죽음의 계곡같은 그 시간을 무사히 지나고
이곳 서담에 당당히 취업후기를 남길수 있었네 ㅎㅎ
학교를 다닐때는 매년 흑역사를 갱신하는것 같아
졸업할때는 이 지겨운 학교!!하고 떠났는데,
지나고보니 그 지지부진 했던 날들도, 별 의미 없이
학교에서 뒹굴거렸던 순간들 모두
내가 힘들때 힘을 내기위해 눈을 감고 떠올릴
추억거리가 되더라구 ㅎㅎ
후배 여러분의 학교생활도 분명 그럴거야
틀딱아재의 추억팔이&넋두리를 들어줘서 고마워!!
댓글 39개
조회 6205
익명1
2022/01/08 01:10
냉동
바로 스크랩하고 꺼내보겠습니다
익명2
2022/01/08 01:11
냉동
유일한 생존자 커브ㄷㄷ
익명5
2022/01/08 01:17
냉동
중간에 엔제리너스였음 또 바뀌었나 그랬는데 그건 몰루 ㅎㅎ
익명2
2022/01/08 01:18
냉동
근데 엔제리너스일 때 진짜 단 한번도 안 가봄..
익명8
2022/01/08 01:28
냉동
커브 사장님이 갓물주라,,,
익명18
2022/01/08 07:34
냉동
건물주 할아버님 아니셔?
익명35
2022/01/08 13:46
냉동
ㅇㅇ 할머님이랑 부부자나 원래 팔고 미국이민가려다가 안가시지아늠?
익명3
2022/01/08 01:13
냉동
글이 따뜻하고 아련하다 ㅠㅠ
익명13
2022/01/08 01:45
냉동
ㅇㄱㄹㅇ
익명4
2022/01/08 01:16
냉동
10 ㅎㅇ
익명5
2022/01/08 01:17
냉동
무족건 추천
익명6
2022/01/08 01:19
냉동
우왕.. 학교가고싶네요 ㅠㅠㅠ
익명7
2022/01/08 01:20
냉동
재밌다 다미야 그리거 그 21살 누나 참 좋은사람인거같다 내가 그때 21살이면 그렇게 못했을거야 그누나랑 연락해?
익명9
2022/01/08 01:33
냉동
14학번인데 메이카페 너무 추억으로 기억난다ㅠ 엠티 가기 전에 메이에서 커피마시던 기억이......
익명10
2022/01/08 01:34
냉동
따뜻 아련.. 나중에는 지금도 그렇게 기억되겠죠?
익명11
2022/01/08 01:36
냉동
이건 대놓고 인기글 가겠다는거네 잘봤다리
익명12
2022/01/08 01:38
냉동
마찌마찌 이전 가게인 버블키스도 많이 갔지
익명14
2022/01/08 02:31
냉동
10하이!
익명15
2022/01/08 02:32
냉동
응답하라 2010
익명17
2022/01/08 07:19
냉동
12학번인데 그립네요. 북적거리던 메이앞 사잇길과 돈을 뽑으려고 줄 서있던 그 옆의 ATM, D관 창가에서 학식을 먹으며 바라보던 학교 풍경, 축제 때 주점 옆 잔디밭에 누워 바라보던 메인무대, 시험공부하던 J관 2층 엘베 앞 벤치에서의 첫키스. 그때도 언젠가 그리워하겠지하고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할 순간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익명19
2022/01/08 08:40
냉동
메이는 쿠키버블티가 진리
익명34
2022/01/08 12:18
냉동
ㄹㅇ 아직도 그 맛을 못잊어ㅠ
익명21
2022/01/08 08:51
냉동
지금보니 커피브레이크도 추억이네 ㅋㅋ
익명22
2022/01/08 09:19
냉동
최근에 일에만 치여서 여러모로 우울해지고 있었는데 이건 보는순간 웃음이 나네 ㅎㅎ 맞아 그런 행복했던 순간들 떠올리고 힘내야지ㅠㅠ
익명23
2022/01/08 09:36
냉동
너무 따뜻하고 좋은 글이에요 선배님 ㅎ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익명24
2022/01/08 10:18
냉동
로드뷰 캡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그리운 풍경들을 봤네요 ㅠㅠㅠ
익명25
2022/01/08 10:25
냉동
11학번 후배, 잠시 옛생각 젖어들다 갑니다...ㅎㅎ
익명26
2022/01/08 10:28
냉동
10학번이 아재라니... 07은 울고 갑니다 ㅠㅜ
익명27
2022/01/08 10:32
냉동
보는 저도 아련해지네요 ㅠㅠ 아침부터 울컥했습니다
익명28
2022/01/08 10:38
냉동
친구다친구 안녕
익명29
2022/01/08 11:01
냉동
그립습니다. 나의 청춘
익명30
2022/01/08 11:28
냉동
언덕위 순대국집 킹정이지
익명31
2022/01/08 11:32
냉동
축구하고 메이에서 아이스초코 조지면.. 그것만한게 없었는데
익명32
2022/01/08 11:41
냉동
마찌마찌ㅋㅋㅋ추억이네
익명33
2022/01/08 11:53
냉동
'훼미리 마트' 간판 오래간만 ㅋㅋㅋㅋㅋ
익명34
2022/01/08 12:18
냉동
09학번인데 덕분에 추억여행했다ㅠㅠㅠ 언덕길 좋았는데
익명34
2022/01/08 12:20
냉동
나 이거 스크랩했는데 이 글 지우지 말아주라.. 나도 자주 볼 거 같음 ㅠㅠㅠ
익명36
2022/01/08 13:50
냉동
리접이면 사과댄가??
익명37
2022/01/08 14:05
냉동
커브 건물 피씨방도 자주 갔었는데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