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은 왜 전통시장을 좋아하실까요.
그래도 서울에 있는 시장 중에 남대문이랑 광장시장은 저도 인정합니다.
먹을 게 많거든요.
남대문 시장에는 갈치골목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어디있는지 나와있기는 한데, 컴컴한 골목 사이사이마다 가게가 있는 곳이라 처음에 들어갈 때가 제일 쉽지 않습니다. 저녁에 불 꺼지면 바로 사일런트 힐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낮에는 가게 불빛이 밝은 편이라 무섭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메뉴들이 대부분 2인 이상 부터 받기 때문에 꼭 두 명이서 같이 가세요.

호남식당은 갈치조림 원툴입니다.
이게 1인당 10,000원일 겁니다. 가격표 앞에 사장님이 계셔서 못 찍었습니다만, 10,000원 짜리 백반치고 풍성합니다.
(9,000원이었나? 기억이 정확히 안 나네요...)

저번에 갔을 때 사장님이 옆 자리에서 종업원 분하고 갈치조림의 미래에 대한...장대한 토론을 하고 계셔서 얼떨결에 들었습니다. 자신의 레시피가 제주도 지역의 갈치집과도 겨룰 수 있다고 주장하십니다. 갈치조림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계십니다.
일단, 갈치조림 양념은 인정합니다. 딱 기분 나쁜 나트륨 함량 직전에 멈추는 절제미를 보여줍니다. 발라낸 갈치살에 양념을 먹은 무를 올리고, 흰쌀밥에 같이 주는 계란찜하고 말아먹으면 균형이 맞습니다.
하지만...갈치가 얇습니다. 살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죠. 조림 계열이면 양념이 잘 베어 들어야하니까 얇은 게 좋습니다. 먹다보면 갈치살보다는 국물에 밥을 비벼 먹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진짜 그냥 시장에 있는 갈치집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여는 곳이라 갈치조림 좋아하시면 친구랑 꼭 들르세요.
부모님들도 참 좋아하실 겁니다.
한 줄 평
밥도둑. 다른 갈치집도 몇 군데 가봤는데 호남식당이 제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