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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안전운임제에 관한 화물노조의 말을 인용하였다.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화물연대는 화물연대 출범 이후부터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안전운임제 안착과 확대 노력을 기울여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정식 시행을 이뤘다. 특히 최근의 유가 급등상황에서도 안전운임이 시행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등 2품목의 경우 유가연동 적용으로 인상된 유가만큼의 운송료 보장을 받았다. 여기다 안전운임제는 시행 시작부터 그동안 육상운송시장의 문제로 지적되던 과로, 과속, 과적을 현격히 감소시키는 등 제도의 목적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안전운임제의 도입이 화물차의 교통사고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방 출장이 많아서 차를 많이 몰고 다니는 본인의 관점에서 이 주장은 거짓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기에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하여 안전운임제가 도입되기 전후로 화물차의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분석 대상은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2020년과 그 이전 4년, 총 5년간의 화물차 사고 발생 건수이다. 분석 자료는 통계청에 공개된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또한, 전체 화물차가 아니라 안전운임제의 도입이 강제된 콘크리트 믹서 차량으로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단, 비영업용 콘크리트믹서의 경우 10, 11월 자료가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여 해당 자료를 제외하고 분석하였다. 다음은 분석 결과이다.
다음은 영업용 차량과 비영업용 차량의 5년간 사고 발생 건수를 비교한 결과이다. 영업용 차량은 화물을 운송하는 대가로 운임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화물차를 생각하면 된다. 반면, 비영업용 차량은 법인 등에서 직접 운용하는 차량을 의미하며 이 차량을 운영하는 기사는 화물 운송의 대가를 받지 않는다. 노조에 가입된 화물차 기사는 주로 영업용 차량 기사이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화물차 기사들의 안전 효과 증대 또한 이들을 일컽는 것이다.
그림 01

그림 02

영업용 콘크리트믹서 차량은 비영업용 콘크리트믹서 차량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사고 발생률을 보여준다. 영업용 차량의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화물노조의 주장이 일견 타당해 보이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안전운임제의 도입이 실질적인 사고 발생에 기여했을까? 다음은 각 연도의 사고 발생 건수를 비교한 결과이다. 시계열 자료임을 고려하여 Jamovi의 Repeated Measure ANOVA로 분석하였다.
그림 03

그림 04

그림 03은 ANOVA 분석 결과이며 그림 04는 사후분석 결과이다. Level 1이 16년이고, Level 2가 17년, Level 3가 18년과 같은 식으로 입력되어 있다. 사후분석 결과를 보면 16년(Level 1)을 제외한 나머지 연도는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안전운임제가 도입된 20년도와 나머지 다른 연도 간에는 차이가 없다. 이는 안전운임제 도입이 사고 발생을 줄이는 것에 기여했다는 노조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결과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분석에 불과하다. 따라서 반론을 환영하며, 다른 변수를 고려하여 분석한 것이 다른 결과를 보인다면 그 주장을 수용할 것이다. 다만 주장을 위해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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