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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Street, Rainy Day

Gustave Caillebotte, 1877
캔버스에 유채, 212.2 x 276.2 cm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US.
인상파 화가인 Gustave Caillebotte의 작품이야. 어디서 한 번 쯤은 본 적이 있는 작품이지? 파리의 비 오는 모습을 그렸는데, 사람들의 복색이 세련되면서도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 않니? 패션의 도시였던 파리에서 `댄디`라는 패션이 유행을 탔고 거리에는 댄디, 유사 댄디 스타일이 차고 넘쳤다고 해...작품을 보는 우리 눈 바로 앞에 있는 커플은 확실히 부유해 보여. 뿐만 아니라 거리를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 전쟁과 혁명이 끝난 후 재개발로 새롭게 태어난 파리의 신도시적 면을 보여주고 있어. 비록 비가 오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Caillebotte는 거리를 걷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게 함으로써 그들이 부르주아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동시에 우산의 존재는 그 사람(들)만의 심리적이든 물리적이든 그만의 공간을 확실히 함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두어 이루어지는 공존을 보이고 있어. 그렇다고 이 작품이 마냥 절제된 안정감이 느껴지지는 않지. 파리의 생라자르역 근처의 더블린 광장과 주변 건물을 유독 눈에 띄도록 원근법에 철저하게 그려 놓았지? 이는 Caillebotte의 사진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는 부분이야. 마치 사진으로 찍어 놓은 듯한 건물과, 바로 앞의 커플이 눈길을 돌리는 찰나를 포착한 듯한 묘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안타깝게도 Caillbotte는 활동기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해. 처음에 예술계에서 후원자였고, 화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에도 그에게는 예술가의 후원자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지금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 도시의 삶을 가장 잘 묘사한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어.
1889 만국박랍회 당시 조명을 밝힌 에펠 탑

조르주 가랑, 1889
채색 판화, 65.2×45.3cm
Musee d'Orsay, 1 Rue de la Legion d'honneur, Paris
에펠탑이 세워졌을 1889년만 해도, 파리 시민들은 혐오스러운 쇳덩이라고 했었지. 파리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이 에펠 탑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거야.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가 성공으로 막을 내리게 돼. 유럽국 간 암묵적인 경쟁이 있는 행사에서, 에펠 탑은 프랑스의 과학 발달을 드러낼 수 있는 곳이 되었어. 건축 후 20년이 지나면 철거될 예정이었던 에펠 탑은 지금까지도 견고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에펠 탑의 위치는 프랑스 혁명 당시 민중들이 모이던 자리였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고, 단단한 철제 자재를 사용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할 정도로 상당한 높이의 균형잡힌 고딕 양식의 재현은 19세기 프랑스 건축 과학 기술의 응집체이기도 하지. 무엇보다, 파리의 하늘에서 파리 전역을 내려다 보는 에펠 탑은 이제 없으면 안 되는, 파리지앵의 얼굴이 되었어.
이 작품을 보면 에펠 탑 아래 막 세느 강 위 알렉산더 3세의 다리를 지나는 유람선이 있어. 저 다리는 Pont d'Iéna로 보이는데 나폴레옹이 세우라고 했다는 다리래.
Place de Theatre de la Comedie-Francaise

Edouard Léon Cortès, 날짜 미상
패널에 유채, 33 x 45.7 cm
Haynes Fine Art, London and Cotswolds
Edouard는 파리를 사랑한 화가 중 하나야. 그는 파리의 여러 명소를 똑같은 관점에서 다른 날씨의 모습을 그렸어. Edouard는 클로드 모네 같은 인상주의 1세대 화가들보다 10년 정도 어렸지만, 그 기법으로 보아 그들보다 앞서서 풍경을 그릴 때 그의 인상과 빛이 주는 효과에 집중하였어. 작품 속 파리는 항상 비가 내린 건지 길거리가 젖어 있어. 그리고 세련된 파리의 거리를 빛을 사용하여 적절하게 표현해 내었어. 파리가 비 온 직후의 모습은 마치 가랑비가 내린 직후의 서울의 번화가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비록 그의 아버지는 스페인 궁정 화가였지만, 아들은 파리를 사랑했어.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파리의 공모전에서 메달을 받는 등 그의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지. 현재 그의 작품은 찾기 정말 힘든데, 그 이유는 작품 대다수가 개인 소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야.
이 작품 속 건물은 제목 그대로` 코메디 프랑세즈`야. 프랑스 유일 국립 극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 극장이야. 연극을 사랑한 루이 14세가 사실상 자기 만족을 위해 세운 것 같긴 한데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프랑스 고전극 문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어. 루이 14세는 유소년기를 팔레 루아얄에 보냈다고 하는데 그 때 실질적으로 왕궁의 서관에 코메디 프랑세즈가 들어선 거라고 봐야 할 듯해.
Le Moulin Rouge sous la Pluie (빗 속의 물랑루즈)

Michel Delacroix, 2012
serigraph on canvas, 88.3 x 73.5 cm
발랄하면서 사실적인 일러스트로 파리를 동화 속 환상적인 도시로 그려내는 화가 Michel Delacroix. 그의 작품은 천진하고 애정이 담긴 세세한 관찰과 표현을 통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동심을 일으켜.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나치가 판을 치던 시절이었어. 하지만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파리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성인이 되어서도 파리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화폭에 그리게 돼. 서양 회화의 본질은 그리움이듯, 그는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그의 눈에 비친 파리의 모습을 그려. `그 시절의 파리`라는 이름으로 그려진 연작들은어린 시절 보았던 파리의 구석구석을 그의 순수한 눈으로 재해석하고 있어.
물랑 루즈는 직역하면 빨간 풍차야.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프랑스의 역사적 카바레 라고 하는데 캉캉 춤의 기원지라고 해. 프랑스만의 밤문화라고 하면 되려나..? 일종의 사교의 장 중 하나였겠지?
그의 작품은 우리가 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책 같은 이미지로 동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일단 정말 예뻐! 특히 겨울의 모습에서 단지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야. 내가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보다 꼭 한 번 찾아 봤으면 좋겠어. 나 혼자 알기 너무 아까운 작품들이거든. 나 최애 작가 생겼다!!><
P.S. Louis Vivin이라는 작가 역시 파리의 명소들, 파리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그렸는데 좀 더 암울(?)까진 아니지만 사실적인 분위기의 일러스트 작품은 Louis Vivin의 작품을 추천할게!
Le Pont Neuf

Pierre-Auguste Renoir, 1872
캔버스에 유채, 75 x 94 cm
Alisa Mellon Bruce collection
퐁 뇌프는 세느 강 위 다리 중 제일 오래 되었지만 직역하면 새로운 다리라는 역설적인 이름을 가진 다리야. 가장 유명한 다리이기도 하지. 영화 `퐁 뇌프의 연인들` 덕분에 퐁 뇌프가 로맨틱한 다리라고 하는데 난 그런 거 모르겠고 르누아르가 포착한 다리 위 사람들의 모습이 굉장히 활기차지! 오후에, 다리도 세느 강도 본연의 색을 뽐내며 파리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어. 비록 인상파 특유의 붓놀림 때문에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파리지앵 특유의 낭만적인 생명력이 일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Avenue de l'Opera, Morning Sunshine
Ade Theatre de la Comedie-

Camille Pissarro, 1898
캔버스에 유채, 65 x 81 cm
개인 소장
뛰어난 풍경화가이자 인상파의 아버지 Camille Pissarro였지만 이 시기 파리에서 그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었어. 당시 드레퓌스 사건으로 인해 파리 시민들 사이에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술렁이던 시기였거든... Camllie 는 외모가 누가 봐도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바깥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가 없었어. 대신 그는 그가 있는 곳 호텔 방 높은 창문 너머로 파리의 길거리를 관찰하면서 그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지! 인상파 화가들의 특징은 야외에서 풍경을 관찰하며 그리는 것이고 Camille 역시 예외일 수가 없었어. 근데 나가면 잡혀 죽을 판인데 나갈 수가 없어서, 호텔 방에 갇힌 채로 똑같은 길거리를 다른 날씨의 모습을 그려 내었어. 이 작품 역시 눈이 덮힌 모습, 비가 오는 모습 버전이 또 있어. (Avenue de l'Opera, Rain Effect/ Avenue de l'Opera, Snow Effect 참고)
그의 작품은 인상주의 화가들 치고 꽤 정교한 붓터치로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과 확연히 구분할 수 있어. 이 작품은 오페라 거리를 그린 것인데 이 오페라 거리 북쪽 끝에 오페라 가르니에(파리 국립오페라극장으로 개명되었지만 우리 같은 여행자들은 항상 파리 오페라극장 이라고 부르지ㅡㅡ;)가 있어. 그림 속에서도 거리 저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건물을 확인할 수 있지. 오페라 가르니에는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배경으로 유명해.
Notre Dame: View of the Ile Saint-Louis from the Quai Henri IV

Henri Rousseau, 1909
캔버스에 유채, 32.7 x 41 cm
캔버스에 유채, 32.7 x 41 cm
Henri가 사망 한 해 전에 그린 작품이야. Henri는 사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었어. 취미로 미술을 하다가 그만의 스타일을 찾았지만 그의 작품 가치는 많이 무시당했다고 해. 파리 토박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작품에 현실과 자신의 상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접목하여 사조에 얽매이지 않고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지금 이 작품도 마찬가지지.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앙리 4세 부두에 서서 생 루이 섬을 바라보고 있어. 남자가 속한 세상이 마치 정지되고 상당히 암담한 느낌을 주고 있지?
사실 Henri는 두 아내와 자식들마저 잃은 와중에 쉰 네살 과부에게 반하게 돼. 그녀에게 아낌없이 선물 공세를 하는 등 애정을 구걸하지만 왠걸, 끝끝내 마음을 얻지 못해. 유명한 노트르담의 꼽추 이야기 다들 알 거야... 오만한 Henri는 차라리 한없이 낮아진 자신을 추하고 볼품없는 꼽추로 생각하고 그녀에게 바치는 애정을 제발 조금이라도 알아주기를 바랬을 거야. 이 때의 심정을 고스란히 이 작품에 담은 것 아닐까?
댓글 15개
조회 511
익명1
2019/12/03 01:28
냉동
다미의 식견에 감탄~ 고맙다!
글쓴이
2019/12/03 13:32
냉동
오늘도 어떤 다미의 교양을 높임에 성공ㅋㅋㅋㅋ
익명2
2019/12/03 01:30
냉동
넘대단해...
글쓴이
2019/12/03 13:34
냉동
그치!! 화가는 재능도 재능이지만 저렇게 작품을 완성으로 끝내는 데에 엄청난 근성이 필요한 직업인 것 같아ㅠㅠ
익명2
2019/12/03 13:51
냉동
나는 다미말한건뎅...ㅎㅎㅎㅎㅎ
익명3
2019/12/03 01:36
냉동
엄마랑 파리에 가보고싶다... 넘좋다 글
글쓴이
2019/12/03 13:34
냉동
여행뽐뿌 돋는 회화의 세계 ㅋㅋㅋ
익명4
2019/12/03 09:36
냉동
진짜 탁월하다
인간의 재능과 성취란..
인간의 재능과 성취란..
글쓴이
2019/12/03 13:36
냉동
다미는 프로 감상러로 탁월한 비평가의 눈을 기를 수 있어! 가즈아~!
익명5
2019/12/06 21:28
냉동
오늘 강의 잘 들었어융!
글쓴이
2019/12/06 21:38
냉동
아니야아아ㅠㅠ 미안해 재미없었죠ㅠㅠ 나도 예상치못한 분이 찾아오셔서 당황했고 재미도 없는 걸ㅠㅠ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작품은 잘 보관해 둘테니 유명해지세요!!ㅋㅋㅋㅋㅋㅋ
익명5
2019/12/06 21:54
냉동
앜ㅋㅋ 저는 재밌게 들었어요 ㅋㅋㅋㅋ
강의가 그림 그리는 시간도 있고 그래서 신선했어요! 제 낙서를 보면 교수님이 고혈압으로 쓰러지시겠지만;; 하핫
강의가 그림 그리는 시간도 있고 그래서 신선했어요! 제 낙서를 보면 교수님이 고혈압으로 쓰러지시겠지만;; 하핫
익명5
2019/12/06 21:58
냉동
앞으로도 쭉 연재해줘요 다미!
글쓴이
2019/12/07 11:04
냉동
네! ㅋㅋㅋ 재미있게 들어주셔서 저야말로 너무 감사드려요!! 연재는 시간나는 틈틈히 계속 할 예정이에요 :)))
익명5
2019/12/07 11:33
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