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담미술관] Vertigo

by 익명
|
익게2
|
조회 1075
|
None
2020/04/29 00:35
2020/04/29 00:35

 Vertigo


Léon Spilliaert, 1908
64 x 48 cm, watercolor
Symbolism, Mu.ZEE, Belgium Oostende

 Léon Spilliaert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이지. 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 안에 담긴 상징성에서 우러나오는 기묘하면서도 우울한 감성이 작품을 보는 우리에게 전이되면서, 누구에게나 있는 어두운 정신 상태를 이미지로 투영하고 있는 것 같이 다가오기도 해. 원래 런던의 왕립미술원에서 2020년 2월 23일에 개관하여 9월 20일까지 Léon Spilliaert의 작품을 전시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일시적으로 왕립미술원이 휴관한 상태야. 코로나 때문에...

 Léon Spilliaert의 작품은 드라마틱한 구도와 가라앉아 있는 듯한 빛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야. 그의 작품의 소재는 기묘한 모습을 지닌 일련의 자화상, 분위기 있는 Ostend의 야경이 제일 유명해. 화가이지만 그래픽 아티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시각적 표현에 있어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는데, '고독'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자아상과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고, 이러한 시도 덕분에 Edvard Munch나 Vilhelm Hammershøi같은 모더니스트들과 동선 상에 꼽히는 화가이기도 해. (Munch는 고독과 공포, 죽음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많이 그려내었고, Hammershøi는 빛에 의해 달리 보이는 일상의 간소하고 고요한 풍경을 담았지. 특히 Vilhelm Hammershøi의 작품에는 소위 미니멀하고 깔끔한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서,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 참고해 봐도 좋을 것 같아. ) 

 Léon Spilliaert의 작품을 살펴 보면, 어딘가 사람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 같은 존재와 특유의 애수를 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이 장면들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유독 강조하는 것 같아. 고독, 미스테리함, 또 사람에 따라서는 환상을 보는 것 같이 느낄 수도 있겠다.

 이 작품의 이름 Vertigo는 '현기증'이라는 뜻이야. 그림 속에서 불안정한 장소에서 드센 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침울하게 만드는 누군가의 모습은, 외로우면서도 정신적으로 몹시 동요하는 사람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그는 강한 색채 대비와 하필이면 소용돌이 구조의 계단, 관객의 시선마저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암흑를 표현함으로써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도 어지러움의 표현을 극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주연의 '버티고'라는 영화도 있는데,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나, 심지어 본인에게서조차 쫓기듯 살던 여주인공의 심정이 딱 이 작품같을 것 같았어.  그 영화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와. 
"오늘 하루도 몹시 흔들렸지만  잘 견뎌냈다. 거리는 튼튼하니 이제 안심이다."
일하는 곳인 고층 빌딩과, 거리라는 수직적인 차이가 확연한 두 공간에서 여주인공이 안심하는 정도가 상반되는 게 참 보는 사람도 힘겹고 우울하게 하더라구. 살려고 일하는 곳에서 점점 현기증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이해가 되는데, 또 너무 아이러니하고. 이도저도 못하는 여주인공의 입장을 시각화했다면 이 작품 속의 존재와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영화 버티고는 우울감에 시달리는 다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아. 서담미술관, 오늘은 서담영화관으로 끝맺음합니다...ㅋㅋㅋ
32
0
댓글 12개
|
조회 1075

익명1
2020/04/29 00:37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와 첨으로 다미글 읽었다
오늘따라 버티고라는 단어가 끌리더라구
좋은글잘읽엇다
높은곳에서의 현기증 모티프는 꾸준히 쓰이네

글쓴이
2020/04/29 00:43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ㅋㅋㅋ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익명2
2020/04/29 01:11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헬로~헬로~ 암앳어플레이스콜드 버티고~ 돈데에쓰따!!

글쓴이
2020/04/29 01:18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작품 반영한 건 맞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뮤비 상태 병맛이넼ㅋㅋㅋㅋㅋㅋ

익명2
2020/04/29 01:23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나름 최신그래픽 ㅋㅋㅋㅋㅋㅋ
올라!

익명4
2020/04/29 09:57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3
2020/04/29 01:17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미술모르는무식한1인의개뜬금포)
신촌 커피빈과 파고다어학원일부, 메가학원 등이 있는 건물 이름이 Vertigo다.

글쓴이
2020/04/29 01:19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오와 왜 건물 이름을 그렇게 지었지..? ㅋㅋㅋ

익명3
2020/04/29 01:21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파고다랑 커피빈(카공족) 이랑 메가까지 있다보니
여기서 잘 버티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하며 들어간적 몇번있음ㅋㅋㅋ

글쓴이
2020/04/29 01:32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오 정말 그런 것일수도 있어! 영화 버티고가 버티다,라는 뜻과 영어단어 vertigo, 이렇게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염두해서 이름을 저렇게 붙였다고 알고 있거든. 건물주가 들어온 업체들 오래 버티라고...그랬을...수도..ㅋㅋㅋㅋㅋㅋㅋ

익명3
2020/04/29 01:56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앗, 나는 건물 출입하는 사람들보고 버텨라는 의미만 생각했는데
건물주..갓물주의 그런 깊은뜻이 있을수도 있겠구나..!(월세라도 좀 줄여주고 건물이름을 그렇게 짓..읍읍)
역시 미술에 조예가 깊은 다미는 통찰력이 달라!!!bb

익명5
2020/04/30 09:26
냉동
open comment context menu
항상 잘 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