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tty Kielland, 1886, 135.5 x 100.5cm, 캔버스에
유채,
Nasjonalmuseet (Universitetsgata 13, 0164
Oslo, Norway)
어느 여름날, 해가 막 수평 너머로 지려는 노을이야. 수면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숲마냥 무성히 우거진 언덕이 잔잔한
호수를 둘러싸고 있어. 수면에는 빛의 희미한 잔영이 비치면서 구름, 언덕, 자개빛으로 은은히 빛나는 하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저 멀리, 빛이 비치지 않는 부분을 살펴보면 사람을 하나 태운 작은 배가 수평 라인을 따라 이동하고 있네.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는 가늘고 초록빛의 갈대가 있어.
갈대는 고요한 저녁에 하늘거리며 잔잔한 호수 옆에 자리잡고 있고 하늘에 별이 떠 있는 것처럼 호수 위에는 수련이 자잘히 흩뿌려져 있구나.
이 그림은 노르웨이의 삼림 지대의 여름 노을의 매력적인 특징을 잘 잡아낸 작품이야. 작품의 차분한 분위기는 영구불변의 자연의 모습과 더불어 신비하고 불멸할 자연의 법칙까지 일깨워 주고 있어. 자연의 신비함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바로 호수의 주변을 감싸는 어둠이야. 수면에
드리운 어둠은, 하늘과 땅의 경계를 명확하지 않게 함으로써 그 둘이 서로 엮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작품 속 배경이 되었던 호수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근처 베룸(Bærum)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플레스쿰(Fleskum) 농장의 딜리바넷(Dælivannet)
호수야. Kitty Kielland는 이 작품을 그릴 1886년
여름을 동료 화가들과 같이 플레스쿰 농장에서 보냈다고 해. 그녀는 18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노르웨이의 네오로맨티시즘의 선두주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작품 속 여름의
플레스쿰은 노르웨이 미술계의 네오로맨티시즘의 등장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소재로 찾아볼 수 있어.
그녀의 스승은 노르웨이 출신의, 사실주의 풍경화의 대가 중 한 명이었던 한스 프레데릭 구데였고, 그의 가르침으로 성장한 Kitty Kielland의 작품에서도 그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어. 하지만 보다 단조로운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은 그녀의 작품은 노르웨이 미술계에서 외면당했고, 대부분의 화가들이 그러했듯이 그녀 역시 파리로 활동지를 옮겨서 바로 그 해에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하게 예술 활동을 전개했어. 그렇게 파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1884년 피에르 퓌뷔 드 샤반(Pierre Puvis de Chavannes)이라는 화가가 살롱에서 자신의 작품 Le Bois sacré 를 포함한 여러 작품을 전시하였고, 이것이 1880년 후반부터 노르웨이의 네오로맨티시즘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게 돼. 이 과정에서 Puvis의 화풍? 그런 무드를 최초로 노르웨이 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중 하나로 Kitty Kielland의 Summer Night가 꼽히게 되었어. 이렇게 그녀의 작품이 빛을 보게 되었지.
비슷한 다른 작품이 있어서 같이 게시할게. 항상 바쁜 사람들과 자동차 소리, 도시의 소음이 일상이 되어 무감각해진 현대인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홀로 생각에 잠겨 오롯이 자기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평화롭고 꾸밈없는 이런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점점 든다.
Evening Landscape

Kitty L.Lange Kielland, 1890, 115x120cm, 캔버스에 유채
나 이 다미한테 강의도 들어봤는데 재밌었엉ㅋㅋㅋㅋ
나 다미 글 보고 그림 노트도 샀었어 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