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집에서 나갔으면 좋겠다

by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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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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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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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020/08/11 01:27
2020/08/11 01:27

이제는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지만


우리 집에는 몇년 째 기생 중인 아빠가 있어

기생한다고 쓴 이유는


몇 년째 무직이어서 생활비 한 푼 안 갖다 줌. 

몸이나 마음이 아파서 일을 쉬시는 게 아니라 그냥 일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거임. 엄마랑 결혼 초창기부터 일하기 힘들다고 회사 1,2년마다 그만두어서 엄마가 대신 가장 역할 다함.


그러면서 2개밖에 없는 방 중 하나 혼자 차지하면서 편하게 쓰고 있음.

우리집 1분위고 거실이랑 부엌도 제대로 없고 좁은 방 2개가 다임. 남은 한 방은 엄마랑 내가 같이 생활하는데

특히 저번 학기에는 코로나 때문에 계속 한 방 안에서 엄마랑 잠자고 밥먹고 공부하고 수업듣고,,,엄마랑 사이 좋은데도 개인 시간이 전혀 보장 안 되고 계속 붙어 있다 보니까 괜히 트러블 생기더라,,

그와중에 집안에 기여 하나도 안 하는 아빠는 편하게 자고 배고프면 부엌에 있는 식재료 뒤져서 요리 해먹거나 내가 해놓은 음식 가져다가 다 먹어 버리고... 그러고 있음. (아빠가 마지막으로 회사 그만둔 뒤로 너무 환멸나서 대화 단절하고 집안에서도 안 마주치게 피해다님.)


1분위라 등록금은 감사하게도 전액 면제지만 내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야 해서

항상 돈걱정하고 알바 못 끊고 있거든. 최근부터는 집안 생활비도 조금씩 보탬...

나는 공부하면서 힘들게 알바도 병행하고 있는데

맘 편하게 집에서 기생하는 아빠가 죽도록 미워.

학기 중에는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죽고 싶은데 종강한다고 기쁘지도 않아. 공부 걱정 사라지면 집안 사정 생각나서 죽고 싶어지더라.


예전에 펑펑 울면서 엄마한테 저러고 있는 아빠 집에서 내쫓으면 안되냐 했더니 무슨 방법으로 내쫓냐...그러시고

그럼 이혼하셨음 좋겠다 했더니 나랑 언니 결혼할 때 흠될까봐 안된다고...(외할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한테는 아빠를 형식상이라도 남겨두고 싶어하시는 듯...)


언제까지 아빠가 집에서 저러는 거 보고 살아야 하나 싶어.

결국 내가 독립해서 나가는 수밖에 없는 걸까.

근데 엄마 인생도 너무 불쌍한데 엄마를 어떻게든 다시 설득해 볼까.



내 인생사 주저리주저리 미안해...

좀 전에 알바 끝나고 들어와서 너무너무 피곤한데 아빠 있는 방문 닫혀 있는 거 보고 또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아.....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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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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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16

익명1
2020/08/11 01:32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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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럼 집안일은 안하셔..? 청소 빨래 요리 이런거...

글쓴이
2020/08/11 01:35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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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낮에는 보통 외출하고 집 와서는 방에서 tv 보거나 유튜브 보는 게 다야(소리 크게 틀어놔서 다 들림)

익명13
2020/08/11 09:28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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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기생중'이라고 표현되는 분이 할리가 없지... 글쓴이 정말 아버지때문에 속 많이 상하겠다

익명1
2020/08/11 15:28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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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가족관련한 고민들 올라올때 까는 댓글들도 많이 봐와서ㅠㅠ 글쓴다미 상황을 좀더 명확하게 하는게 낫겠다 싶어가지구 일부러 질문한거였어..! 쓴이 힘내렴..ㅠㅠ

익명2
2020/08/11 01:32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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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맘 이해간다 그냥 빨리 독립하는게 답이야.

글쓴이
2020/08/11 01:36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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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해줘서 고마워...빨리 졸업하고 취직하고 싶다..

익명3
2020/08/11 01:38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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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내가쓴 줄 알았어...

익명3
2020/08/11 01:39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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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취업하고 상황좀 풀렸는데 요즘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 들다가도 그런 내 가족까지 품어줄 배우자가 있을까 싶어서 학부때랑 다른 우울함이 밀려와

익명3
2020/08/11 01:40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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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같은 생각이지만 이런 아빠 있는 것보다 아버지 돌아가신게 낫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음

익명5
2020/08/11 01:42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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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쓰레기 아니야

익명7
2020/08/11 02:09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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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진짜 내가 생각하는거랑 너무 똑같아ㅠㅠ..

익명14
2020/08/11 09:45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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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죽는게 차라리 나아 진짜

익명17
2020/08/11 10:49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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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다미야 나도 그래... 결혼하고싶긴한데 이런날 이해해줄 배우자가 있을까싶어... 결혼 꿈꾸는거 자체가 양심없는거 아닌가싶기도 하고

익명4
2020/08/11 01:40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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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ㅠㅠㅠ솔직히 걍 이혼해도 괜찮을거같은데...

익명16
2020/08/11 09:55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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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저런 아버지는 잇는게 더 흠일듯..

익명6
2020/08/11 01:48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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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랑 진짜 비슷해서 공감되면서 가슴이 시리다...

익명7
2020/08/11 02:10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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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우리 집도 이런 상황이라 너무 답답해 나중에 진짜 이런 남자 만날까봐 무섭고.. 게다가 난 고시생이라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서 빨리 시험 붙어야되는 그런 상황임ㅠ

익명8
2020/08/11 02:17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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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혼은 큰 흠이 아니라고 생각해
안맞는데 굳이 안고 가야 할 필요가 없지..

익명9
2020/08/11 03:15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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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공감돼. 우리 아버지는 일 하긴 하시지만.. 다미야 힘내

익명10
2020/08/11 03:21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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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없는 게 저런 아빠 있는 것보단 덜 흠이라고 어머님께 말씀 드려..

익명1
2020/08/11 08:42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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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나도 이말하고싶음...

익명11
2020/08/11 03:23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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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많겠지만 잘 해결되면 좋겠다..
흠이고 뭐고 자신의 인생이 더 소중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당근 흠이 될 리도 없고. 요즘 그런 걸로 결혼상대 집에서 흠잡으면 오히려 폭탄 걸렀다 생각하고 땡큐여

익명12
2020/08/11 07:26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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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애비는 없는게 더 이득 아니야..? 결혼할때 상대쪽 부모님 노후도 중요한데.. 돈먹는 하마는 있는것보다 없는게 백배 나을듯

익명14
2020/08/11 09:45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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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새끼 ㅆ새끼네

익명15
2020/08/11 09:50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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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말고 별거라는 해결방안도있어 (물론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얘기겠지 ㅠ) 나는 부모님 둘다 경제력이있으셔서 아빠가 큰잘못해서 엄마가 돈 쥐어주고 내보내서 별거중

익명15
2020/08/11 09:51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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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자매라 우리결혼할때까지ㅜ이혼은 좀그렇다구 판단하셔서 그냥 별거하는중

글쓴이
2020/08/11 16:22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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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댓글이 이렇게 많이 달릴 줄은 몰랐어 다들 공감햬주고 이해해줘서 너무 고마워ㅠ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어

익명18
2020/08/14 01:48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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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빤 경제적 문제는 아닌데 평생 술드시고 사고 치셔서 많이 미워했었어.. 생활비 마련에 진로까지 준비해야 하는 다미 입장에 아빠가 아무것도 안하시는거 평생 봐왔으면 진짜 화날거 같아. ㅜㅜ 근데 우리 아빠 보면서 요즘 내가 드는 생각은, 겉으로 큰 문제가 없어도 어쩌면 내면이 좀 약하거나 병이 있으신걸지도 몰라. 사회 생활도 계속 적응 못하시고 하루종일 티비만 보고 있는 자기 자신이 아빠라고 좋진 않으시겠지.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조차 없는 마음이실지도 몰라.. 다미도 너무 힘들텐데 이런 얘기까지 해서 미안하다... ㅜㅜ 근데 그냥 인간이란 존재가 본디 나약해지기가 쉬운 것 같아. 어려운 인생살이 잘 해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변에 보면 적응 못하는 사람들도 자주 있더라. 우리 아빠도 한 5-6년 전에 퇴직하고 나서도 계속 술 드시다가 작년부터는 본인도 답이 없다고 느끼셨는지 끊으려고 하셨는데, 요즘에는 또 계속 드셔. 근데 이젠 뇌가 이미 알콜에 중독돼서 그런가보다 싶어. 그리고 아빠 인생 생각해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

지금 당장은 현실이 너무 답답하겠지만, 다미에게, 그리고 다미 가족에게 좋은 일이 많이 있기를 기도할게!